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는 시즌이 거듭될수록 성장, 공포, 우정, 그리고 시대의 변화라는 테마를 깊이 있게 풀어내며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시즌 3는 전작들과는 또 다른 색채로, 화려함과 어둠이 공존하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본격적인 여름을 배경으로 한 이번 시즌은 **"익숙한 것의 붕괴"**를 테마로, 1980년대 말 미국의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아이들의 감정 변화까지 담아냈죠.
스타코트몰과 함께 무너지는 평온
시즌 3는 여름방학이 시작된 호킨스를 배경으로 합니다. 마을엔 대형 쇼핑몰 ‘스타코트 몰’이 들어서며 모든 것이 풍요로워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작고 소박한 상점들이 몰락하고, 마을 공동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 숨어 있습니다.
이 스타코트 몰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1980년대 미국식 소비주의와 자본주의의 상징입니다. 특히 아이들이 이곳에 몰려들고, 마을이 변해가는 과정을 통해 시즌 1, 2에서 보였던 ‘단단한 공동체’가 점점 균열을 일으키는 걸 보여주죠.
한편, 몰 지하에서는 러시아 군이 비밀리에 ‘업사이드 다운’을 열기 위한 실험을 계속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마인드 플레이어’가 다시 현실 세계로 스며들게 됩니다. 특히 빌리라는 인물이 마인드 플레이어에게 사로잡히며, 이전보다 훨씬 강력하고 직접적인 위협이 등장합니다.
성장통, 그리고 감정의 균열
시즌 3의 중심 감정은 단순한 ‘공포’가 아닙니다. 이 시점의 아이들은 이미 어린아이가 아닙니다. 엘과 마이크는 연인 관계로 발전하고, 더스틴은 캠프에서 생긴 여자친구 수지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루카스와 맥스는 툭하면 다투지만 서로를 챙깁니다. 이러한 관계 변화는 **‘사춘기’와 ‘성장’**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전 시즌에서의 단단했던 팀워크가 점점 느슨해지는 분위기를 암시하죠.
이런 변화 속에서 가장 인상 깊은 인물은 빌리입니다. 그는 마인드 플레이어의 숙주가 되면서도 마지막 순간에 인간적인 감정을 되찾고, 엘을 지키기 위해 희생합니다. 이는 겉으로는 거칠고 무심해 보였던 캐릭터의 숨겨진 서사를 드러내며, **"사람은 누구나 구원받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그리고 시즌 후반부에서 펼쳐지는 호퍼의 희생은 시즌 3를 가장 감정적으로 만드는 결정적인 장면입니다. 마지막에 엘이 남긴 편지는 단순한 유서가 아니라, 시리즈 전체의 정서를 요약하는 감정의 정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감상 포인트: 복고의 정수, 로빈의 등장, '그 노래'
시즌 3는 80년대 레트로 감성이 절정에 달한 시즌입니다. 의상, 음악, 장소, 심지어 대사 하나하나까지 1985년의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했죠. 그중에서도 팬들에게 가장 인상 깊게 남은 장면은 스티브와 로빈이 스타코트 몰 안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보여준 케미스트리입니다. 로빈은 이 시즌에 처음 등장한 캐릭터이지만, 단번에 매력을 발산하며 시리즈 전체에서 중요한 인물로 자리잡게 됩니다.
또 하나의 명장면은 더스틴과 수지의 듀엣입니다. "The NeverEnding Story"를 부르는 장면은 시즌 3에서 가장 예상 밖의, 그리고 가장 유쾌한 클라이맥스 중 하나였죠. 이 장면은 전투 중의 긴장감을 잠시 내려놓게 해주며, 동시에 80년대 문화를 향한 오마주로 작용합니다.
마무리하며: 불안한 성장, 그리고 다음 이야기로
《기묘한 이야기 시즌 3》는 전작들과 달리 더 성숙하고 복잡한 감정선을 보여주며, 단순한 공포 시리즈가 아닌 청춘 성장 드라마로의 변화를 예고합니다. 캐릭터들은 어른이 되어가고, 마을은 변해가며, 그 속에서 익숙했던 세계가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여주죠.
시즌 마지막 장면에서 엘과 바이어스 가족이 호킨스를 떠나는 장면은, 단순한 이사 그 이상입니다. 이별, 변화, 그리고 재회에 대한 암시이자, 다음 시즌으로 이어지는 복선이기도 하죠.
시즌 4에선 이들이 다시 만나 어떤 싸움을 하게 될지, 그리고 엘의 능력이 어떻게 회복될지에 대한 기대를 남긴 채 시즌 3는 막을 내립니다.
다음 편 예고
👉 《기묘한 이야기 시즌 4》 분석에서는 베크나의 등장과 시리즈의 세계관 확장, 트라우마의 시각화에 대해 살펴볼 예정입니다. 시즌 4는 시리즈 중 가장 무겁고 강렬한 시즌이니, 그만큼 이야기할 것이 많습니다.
다음 포스트도 기대해주세요!